[신기림의 월가프리뷰]美 경제 무착륙 우려 속에 빛나는 반도체




[신기림의 월가프리뷰]美 경제 무착륙 우려 속에 빛나는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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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객장 트레이더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경제의 탄력적 성장으로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다시 각광 받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올들어 16% 올랐는데 뉴욕증시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과 기술주 중심 나스닥이 3%, 8.5% 상승한 것보다 더 많이 뛰었다.

지난해 뉴욕 증시의 약세장 속에서 반도체주의 낙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미 경제가 곧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에 SOX는 36% 폭락했다. 또 올해 시장의 반등 속에서도 반도체주는 두드러졌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수 십년 만에 가장 강력한 통화긴축을 펼쳤지만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현대 사회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제품에 쓰이는 주요 부품이고 투자자들은 강력한 경제에 힘입어 반도체주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에 베팅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침체 공포에도 이제 시장은 "경제가 계속해서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베이커애비뉴 자산관리의 킹 립 최고전략가는 말했다. 그는 "이런 경우라면 반도체가 매우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강력한 경제는 증시에 양날의 검과 같다. 반도체주 역시 최근 시장 전반에 퍼진 '무착륙(no landing)' 우려에 다소 후퇴했다. 경제가 착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강력한 성장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연준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지속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번주 나오는 소비자신뢰지수, 내구재 주문과 같은 일련의 지표들이 미 경제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재료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SOX의 30개 종목들은 사실상 모두 올해 시장 전반을 상회하며 아웃퍼폼했다. 특히 대형주 엔비디아는 올들어 60% 뛰었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엔비디아는 지난 23일 14% 폭등했는데 1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 서비스에 동력을 제공하는 반도체 사용이 "지난 60일 동안 지붕을 뚫고 치솟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며 시가총액은 5700억달러로 치솟아 S&P500 기업들 중에서 6번째로 가장 가치있는 기업에 등극하며 전기차 테슬라 뒤를 이었다. 반도체주 전체가 모멘텀(동력)을 지속할지는 기업들이 지난해 급격하게 낮춘 어닝 전망을 얼마나 달성할지에 달렸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어닝 전망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28% 감소했는데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이다. S&P500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부품 산업 비중은 거의 6%에 달하고 올해 어닝은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어닝 감소폭이 대폭 줄었다고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는 전했다.

체이스투자카운슬의 피터 투즈 사장은 "당장 지금 펀더멘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앞으로 전망이 2022년 말에 비해 좀 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오른 것도 아니다. 인텔은 올들어 5% 떨어졌다. 지난주 초 인텔은 배당금을 16년 만에 최저로 낮췄는데 개인컴퓨터(PC)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인텔은 설명했다.

반도체 종목들이 강력한 성장에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높은 국채수익률(금리)의 여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주식 자산은 더 비싸지고 특히 기술 업체들의 시장 가치는 미래 수익에 더 의존한다는 점에서 반도체는 금리에 취약할 수 있다.

또 더 긴축적 연준 정책이 일각의 우려처럼 하반기 침체를 유발하면 반도체주도 힘들어질 수 있다. NFJ투자의 번스 맥키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팬데믹붐 이후 PC시장의 수요가 감소한 것이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는 또 다른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맥키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반도체 업종이 장기적 관점에서 크게 오를 것이라고 믿었다. 인플레이션이 식고 있다는 신호에 결국 연준이 올해 하반기 긴축정책을 늦출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맥키니 매너저는 텍사스인트루먼트, ASML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표가 약해지면 연준이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할 것'이라며 "그런 일이 발생하면 경기순환적 기술 종목들은 긍정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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