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1주년, 러 경제도 서서히 타격




우크라전 1주년, 러 경제도 서서히 타격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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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이 돼 가면서 러시아 경제도 서서히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보로디얀카의 한 건물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돼 22일(현지시간) 흉물을 드러내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1년이 돼 가는 지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러시아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방의 제재 속에 수출 길이 막힌 석유를 중국과 인도로 돌리는 등 충격을 일부 완화하면서 상당한 내성을 보이고는 있지만 오랜 제재 속에 경제가 서서히 하강 국면으로 내달리고 있다.

막대한 재정적자

22일(이하 현지시간) CNN비즈니스는 푸틴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의회 연설에서 "러시아 경제와 정부시스템은 서방이 믿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우선 핵심 수출품인 에너지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정부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다.

2021년 러시아 석유·가스를 1000억달러어치 넘게 사들였던 유럽연합(EU)이 지난해 수입을 서서히 줄여 수입중단하기로 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석유 해상 수입을 금지했고, 이달에는 정제유 수입에도 같은 조처를 내렸다.

이는 막대한 재정적자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 중국 등으로 판로를 바꾼다고 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1월 한 달 약 1조7610억루블(약 35조원)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세수는 35% 급감한 반면 재정지출은 전쟁으로 인해 1년 전보다 59% 폭증한 탓이다.

주요 세입원인 석유 수출이 타격을 받았다.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다음달부터 산유량을 약 5% 감축한다고 선언했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IISA)의 러시아 경제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는 CNN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치 석유·가스 가격 급등 덕을 봤던 러시아의 횡재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단언했다.

루블, 10개월만에 최저

러시아 경제가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외환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상과 달리 서방 제재 속에서도 강세를 보였던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이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루블은 미 달러에 대해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루블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러시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러시아 싱크탱크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성장을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국제문제 연구소(채텀하우스) 부연구위원 티머시 애시는 올해는 러시아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방 제재, 1만1300여건

러시아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 각국이 러시아에 가한 제재 건수는 1만1300여건이 넘는다.

러시아를 국제금융거래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빼 버렸고, 러시아의 해외자산 3000억달러도 동결했다.

전세계 1000여개 기업들도 제재에 동참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B)부터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수많은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거나 영업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 추산으로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2.1%를 기록했다. 제재가 가해졌던 초기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했던 10~15% 마이너스 성장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채텀하우스의 애시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병합하면서 가해졌던 제재를 계기로 국내 식량 생산을 확대하고, 은행들에 자체 준비금을 마련토록 하는 등 대비한 것이 '내성'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아울러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중앙은행이 금리를 20%로 끌어올리고, 외환통제에 나서 루블 가치를 안정시켰다.

수출 길이 막힌 석유를 인도와 중국으로 보내면서 숨통이 트이기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역설적이게도 러시아의 지난해 월평균 석유 수출 대금은 전년비 24% 급증한 181억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같은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러시아 유가 기준물인 우랄유 가격은 주요7개국(G7)의 러시아 유가상한제, EU의 수입금지 여파로 1월 평균 배럴당 49.50달러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82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러시아 정부가 예산을 책정하면서 배럴당 70달러 이상 유가를 예상했던 터라 정부 예산에 심각한 구멍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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