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23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
Fed)의 긴축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비디아 등의 랠리에 힘입어 소폭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공개되는 개인소비지출(
PCE) 발표도 대기하며
Fed의 긴축 경로 전망을 구체화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8.82포인트(0.33%) 오른 3만3153.9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1.27포인트(0.53%) 높은 4012.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3.33포인트(0.72%) 상승한 1만1590.40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에서 금리에 민감한 기술 관련주의 랠리가 두드러졌다. 국제유가가 오랜만에 반등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도 호조를 보였다.
종목별로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호실적에 인공지능(
AI) 기대감이 더해지며 14%이상 뛰었다.
AMD(+4.10%), 인텔(+0.55%), 퀄컴(+1.82%) 등 다른 반도체주도 일제히 올랐다. 반면 전기차업체인 루시드는 부진한 4분기 매출로 인해 12%가까이 밀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BoA)는 이날 수요 우려를 이유로 루시드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넷플릭스는 중동,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 구독료를 인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이후 3% 이상 하락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이날 증시는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했다 다시 반등하는 변동장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전날 공개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의사록, 엔비디아 실적 등을 소화하며 주요 경제지표들을 주시했다.
개장 전 공개된 작년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이전 속보치 발표보다 낮아졌다. 미 상무부는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이 연율 2.7%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잠정치로 속보치(2.9%)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등 3차례로 나눠 발표된다.
속보치보다 성장률이 낮아진 주된 이유는 미 실물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이 하향된 탓으로 분석된다. 작년 4분기 소비자지출은 종전 속보치 2.1% 증가에서 이날 1.4% 증가로 하향조정됐다. 0.7%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다만 최근 공개되는 지표들은 일제히 미국의 성장, 강력한 노동시장 등을 확인시키고 있어
Fed의 긴축 강화 전망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6주 연속 20만건 이하에 머물며 이를 뒷받침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2월 12일∼1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3000건 감소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20만건을 밑도는 수준이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CE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존중하지만, 팩트는 우리가 인플레이션 통제력을 일부 잃었다는 것"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로 인해 금리가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최근 미 경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잘 나가고 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이러한 평가는 앞서 6~9개월 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 그의 이전 발언과는 대조적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인사이트 인베스트먼트의 브렌든 머피는 "경기침체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는 저성장과 인플레이션 완화 시기에 있다. 중요한 질문은 이 환경에서 인플레이션이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추세 미만의 성장이 길어질 필요가 있다"며 "이는
Fed가 금리를 장기간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눈은 다음날 발표 예정인
PCE 가격지수에 쏠린다. 1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4.3%,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공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 등에서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지 않고 있음이 확인된 만큼
PCE 가격지수까지 예상을 웃돌 경우
Fed의 긴축 우려는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기업들의 실적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88%선으로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69%선으로 소폭 떨어졌다. 상승세를 보이던 달러화도 이날 주춤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104.5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그간 과도한 낙폭으로 인해 이날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가격은 전장보다 1.44달러(1.95%) 오른 배럴당 75.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