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한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미 연방준비제도(
Fed·연준)와 시장의 경제 전망에 대한 이견이 커지는 가운데 채권 투자자들은 "미국에 곧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쪽에 과감한 베팅을 시작했다. 24조달러(약 3경원)에 달하는 미국 국채 시장의 수익률 곡선이 이 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하고 있다.
"美 경기침체 온다…연준 금리인상 중단할 것"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채권 트레이더들이 올해 금리 인하에 베팅하면서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 미국채의 수익률 곡선(장단기 금리차)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채 2년물 금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한때 0.28%포인트 급락했다.
미국채 5년물과 3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최근 1년 중 최고치인 0.374%포인트를 기록, 연준의 금리인하가 멀지 않았다는 시장의 기대를 드러냈다.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구간의 역전폭도 이달 초의 1.11%포인트에서 0.27%포인트로 축소됐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임박한 만큼 연준이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데 베팅액을 높였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시작된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지 않은 데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초점이 곧 '인플레이션'에서 '금융 안정'으로 바뀔 것이란 예측에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2일 9번째 연속 금리를 올리며 연내 금리 인하는 연준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못 박았지만, 스왑시장은 올해 말까지 약 1%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JP모간자산운용의 켈시 베로는 "3월이 마지막 금리 인상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2년물 미국채 금리가 이를 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레이더들은 최근 유럽은행 혼란의 불똥이 도이치은행으로 번지자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에 대해서도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을 낮췄다.
FHN파이낸셜의 짐 보젤은 "금융시장이 조만간 안정을 되찾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은행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플레보다 심각한 은행 위기…"3분기 침체 가능성 75%"미 국채의 만기 수익률 급락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머지않았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2년물 금리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30년물 금리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급락했다. 이는 시장에서 수개월 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약 160조원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하트포드펀드의 채권 전략가 아마르 레간티는 "은행시스템의 충격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충동이 충분히 강하다면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며 "곡선은 연준이 올해 언젠가는 강제로 손을 쓸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 3분기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75%로 보고 있다. 실업률은 2월에 보고된 3.6%에서 2024년에 5.0%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매파에 속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마저 이날 최근 은행권 위기로 경기 침체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노골적으로 금리 인상을 주장하던 모습에서 다소 신중한 모드로 선회한 발언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5월과 6월 현행 4.75~5%로 금리를 동결한 뒤 7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가장 높게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