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가 금리인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단 사실 공개 안 해"
CEO·CFO 상대로 불특정 손해 배상 청구[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동성 위기로 ‘초고속’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SVB)의 주주들이 이 은행의 모기업인
SVB 파이낸셜 그룹 경영진을 사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VB 주주들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연방법원에
SVB 파이낸셜 그룹의 최고경영자(
CEO)인 그레그 베커와 최고재무책임자(
CFO)인 대니얼 벡을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SVB 주주들은 소장에서
SVB가 금리 인상이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밝히지 않았다며, 고객 기반이 다른 타은행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21년 6월 1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SVB 투자자들이 입은 불특정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SVB측은 은행 폐쇄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
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주요 고객인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신규 예금이 줄어든 탓에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고 발표했다.
주주들은 경영진이 이런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미리 알리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SVB의 파산 이후 첫 번째로 제기된 소송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40년 역사의
SVB는 위기설이 제기된 지 이틀도 채 안 돼 붕괴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SVB는 초저금리 시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었으나 연준이 통화 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한 후 급격한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9일 위기 상황을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420억달러(약 52조7000억원)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했고 바로 다음 날(10일)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