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폭발하는 美CB 시장…"기업·전주 모두 윈윈"




고금리에 폭발하는 美CB 시장…"기업·전주 모두 윈윈"

우량 기업들도 몰리며 "올해 100조원"
저금리로 급전 조달 일타쌍피
시중 금리가 크게 올라 차입 비용이 치솟으면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직면한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 조달 통로였던 전환사채(CB) 시장에 등급 강등을 피하기 위한 우량 기업들까지 몰려들면서 미국의 CB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CB는 발행 기업은 비교적 저금리로 급전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채권 이자와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이라는 '일타쌍피'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미국 기업들이 신용강등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투자 적격 등급에 속하는 기업의 회사채 이자율은 평균 5.7%로 2021년 3월(2%)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와 돈 풀기로 버블 붕괴에 나서면서 장기간 저금리 시대가 이어졌지만 Fed의 긴축 사이클 전환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좀처럼 잡히지 않은 물가 견제를 위해 Fed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등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물가를 비롯해 고용, 소비 등 각종 경제 지표가 일제히 강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Fed가 보다 더 강한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5~4.75%로, 시장은 연말 금리가 5~5.2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ed의 고강도 긴축 행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업들도 신용등급 강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자 부담이 커지고 우량·투기 기업 간 차입 비용 격차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이 더 험난해졌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의 신디케이트론 글로벌 공동 책임자인 데디 호지슨은 "기업들은 이제 신용등급 보호에 더 관심이 높다"며 "신용등급이 투자 적격 이하 단계로 내려갈 위험이 있는 레버리지에 대한 욕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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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저신용도 기업들의 차입 상황은 더 열악하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연간 이자율은 평균 9%에 달한다. 이는 2년 전 5% 밑도는 수준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BNP파리바의 유럽지역 주식자본시장(ECM) 책임자인 안드레아스 베른스토프는 "(긴축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인) 18개월 전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시장 접근성은 나빠지고 있고 조달 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줄이 막힌 기업들은 대안으로 CB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2월 미국 내 CB 발행 규모는 2021년 11월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CB 발행이 전년 대비 3분의 2수준으로 급감한 데서 폭발적으로 반등한 것이다. 모건스탠리 미주 채권자본시장 책임자 타미 세르베 "CB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B는 채권과 주식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어 채권 이자수익과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도 챙길 수 있다. 이런 전환권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 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만기에 상환할 금액이 없어지므로 부채가 감소하는 꿩먹고 알먹기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회계법인 에쿼티 메소드의 조쉬 쉐퍼 전무는 "CB는 신용등급 상·하위 기업들 모두에게 가장 저렴한 자금 조달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올해 CB 발행 규모가 650억~700억달러(약 84조5000억~100조원)로 지난해의 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웰스파고의 ECM 공동 책임자인 크레이그 매크래컨은 "2023년은 CB 발행 시장에 획기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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