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8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여파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높아진 긴축 우려에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잇따르면서 나스닥지수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186.30포인트(1.34%) 하락한 1만3711.00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93포인트(0.27%) 낮은 4488.28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37.55포인트(0.40%) 올라 3만4721.12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의 약세가 확인됐다.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4.50% 하락 마감했다. 마이크론 역시 1.42% 밀렸다. 테슬라의 주가는 사이버 픽업트럭 생산이 내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여파로 3% 떨어졌다.
로빈후드는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은 매도로 하향 조정하면서 6.88% 하락했다. UPS 역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업계 수요 감소를 근거로 하향 조정하며 1% 가까이 미끄러졌다.
반면 옥시덴털 페트롤리움(+7.14%) 등 주요 에너지주는 상승했다. Merck, 홈디포,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등 필수소비재, 헬스주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JP모건체이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일부 금융주도 반등해 이번주 초 기록했던 손실 일부를 회복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앞서 공개된 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에 따라 긴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가능성을 주시했다. Fed는 오는 5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등 양적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공개된 의사록에는 이전보다 축소 규모는 더 커지고 속도는 빨라질 것이란 메시지가 담겼다. 한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시사했다.
긴축 우려가 높아지며 채권 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7%대를 돌파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최근 3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2년물 금리는 2.51%대를 나타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탄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유동성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그 격차를 메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어닝 시즌도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포함하는 5차 대러시아 제재를 부과하며 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23달러(2.3%) 오른 배럴당 98.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한 주간 1.2% 하락해 2주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기차역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단일 공격에 의한 민간인 피해 규모 기준으로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