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한 리오프닝(경제 정상화) 효과에 힘입어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경기 지표가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6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4월(53.3)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치(50.1)와 전문가 예상치(50.5)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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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PMI는 전국 700여 개 제조업체 구매담당자를 상대로 신규 주문·생산·출하·재고·고용 등 5개 분류지표를 설문 조사해 집계하는 것이다. 기준선인 50보다 위에 있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50보다 밑에 있으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본다. 고강도 방역 정책을 의미하는 제로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부진한 흐름을 보여오던 중국의 제조업 PMI는 올해 1월 50.1로 기준선을 넘어서며 2022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확장국면으로 돌아선 바 있다.

정책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비제조업(서비스업) PMI는 지난달 56.3을 나타냈다. 역시 전월치(54.4)와 전망치(55.0)보다 높다. 종합 PMI는 전달치(52.9)에서 추가 상승해 56.4를 기록했다.

같은 날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이 집계해 발표한 민간지표(차이신 제조업 PMI) 역시 51.6을 기록하며 전월치(49.2)와 전망치(50.2)를 모두 웃돌았다. 민간 지표가 기준선(50.0)을 넘은 것은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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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신은 지표 조사 과정에서 인터뷰한 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을 인용해 "최근 전염병 예방 제한이 완화돼 생산에 대한 방해 요소가 줄고 수요가 개선됐다"면서 "제조업 생산과 판매가 반등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투자가 크게 늘고, 소비재 판매 역시 빠르게 늘었다"고 부연했다.

왕저 차이신 싱크탱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월 경제 회복이 가속화되고 공급과 수요가 확대됐다"면서 "외부 수요와 고용도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물류 회복도 빨라져 제조회사가 향후 호황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차이신은 "전염병이 정점을 통과한 후 경제가 회복기에 진입했다"면서 "다만 전염병 영향력이 아직 크고 광범위해 회복 기반은 견고하지 않다"면서 "생산 및 생활이 완전히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제조업 경기 지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의 전면적 출범을 알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 직전 발표된 것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오는 5일 열릴 전인대 개막식 때에는 리커창 총리가 재임 마지막 정부보고를 통해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공개한다. 2월 제조업 지표가 이 숫자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은 낮지만, 전반적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과 근거를 마련해줄 수는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올해 5%대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 성장에 불과했던 부진한 경제가 기저효과를 누리는 한편, 주요 과학기술 산업과 부동산 시장의 빠른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혼재된 전망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