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자산 투매에 美금융주 급락...뱅크런 악몽으로 이어질까




SVB 자산 투매에 美금융주 급락...뱅크런 악몽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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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 실리콘밸리뱅크(SVB)의 자산 투매로 미국 금융주의 급락이 촉발되면서 현 상황이 더 큰 위기로 번질 가능성에 대해 월가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SVB는 210억 달러(약 27조8천억원) 규모 채권 포트폴리오 매각으로 생긴 손실 18억 달러(약 2조3천800억원)를 메우기 위해 전날 17억5천만 달러(약 2조3천100억원) 상당의 매도가능증권(AFS·만기 전 매도할 의도로 매수한 채권과 주식) 처분에 나섰다.

문제의 채권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미 국채로 평균 수익률이 1.79%에 그쳐 현 10년물 미 국채 금리 3.9%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SVB의 자산 투매의 여파로 SVB 모회사 SVB파이낸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0.41% 폭락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는 21.82% 추가로 떨어진 상태다. SVB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베커는 이날 전화회의(콘퍼런스콜)를 통해 고객들에게 예치금은 안전하다며 "진정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거물 벤처투자자 피터 틸의 파운더스펀드를 비롯한 유명한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한 기업들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SVB에서 자금을 인출할 것을 권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회장도 민간 자본을 통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SVB에 대한 구제금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식은 8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 은행 실버게이트가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 우려 끝에 결국 청산을 결정한 바로 다음 날 알려졌다. 실버게이트는 핵심 거래처였던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지난해 11월 파산에 따른 뱅크런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SVB와 실버게이트로 인해 금융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저금리 채권 보유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손실을 보지 않고서는 이를 조속히 매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런 만큼 이러한 은행들에 예금주들이 돈을 찾기 위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악순환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분석업체 '엑스앤티데이터 앤드 마켓리더'의 옌스 노드비그는 "(투자업계) 사람들은 다음 차례가 누군지 묻고 있다"면서 "고객들로부터 이런 식의 질문을 매우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웨일런 글로벌어드바이저의 크리스토퍼 웨일런 회장은 "SVB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면서 "큰 은행들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지만 중소 은행 다수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들 다수는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금융권에서 유동성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 금융당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JP모건을 비롯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들의 안정성 감독을 강화한 반면 중소 은행들에 대해서는 혁신의 여지를 주기 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감독을 유지해왔다.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규모가 큰 기관들도 분명 이러한 위험에 노출돼있지만, 대차대조표상으로 매우 작은 부분"이라면서 "동일한 자금 인출이 있더라도 (위기 확산으로부터) 더 잘 차단돼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많은 은행이 즉각적인 위험에 직면하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뱅크런 같은 현상이 없더라도 은행들이 고객들을 붙들어두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으로 미국 4대 은행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총 520억 달러(약 68조6천억원) 증발했다. 종가 기준으로 JP모건은 5.4%,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는 6.2%, 씨티그룹은 4.1% 각각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금융주 지수를 구성하는 18개 은행의 시총은 800억 달러(약 106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고 로이터는 집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금융섹터는 이날 4.1% 떨어져 2020년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0일 월가발(發) 악재가 아시아 증시를 덮치면서 코스피가 1.01%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가 1.67%, 호주 S&P/ASX 200 지수는 2.28%, 대만 자취안지수는 1.55% 각각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2.55% 빠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종가는 각각 1.44%, 1.24%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 기준 2.83% 급락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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