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CEO
월가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지역은행 지분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이 지난해 4분기 뱅크오브뉴욕멜론과 US 뱅코프의 지분을 대부분 정리했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후폭풍으로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이런 움직임은 상당히 시기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워런 버핏은 지난해 4분기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지분을 60% 가까이 줄였다. 또한 US 뱅코프의 지분은 무려 91%까지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WSJ은 워런 버핏이 뱅크오브뉴욕멜론은 2010년부터, US 뱅코프는 2006년부터 투자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주목할 만한 조치였다고 진단했다. 10년 이상 보유한 주식을 SVB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에 처분했기 때문이다.
SVB 파산 사태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지역은행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뱅크오브뉴욕멜론과 US 뱅코프는 이날 각각 6%, 10% 급락했다. 지난해 워런 버핏이 두 지역은행의 보유 비중을 대폭 축소한 만큼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뱅크오브뉴욕멜론과 US 뱅코프 지분 정리에도 불구하고 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에서 은행주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버핏의 포트폴리오에서 상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 은행주가 급락한 만큼 워런 버핏 CEO가 저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오랜 주주로 알려진 빌 스미드(Bill Smead) 스미드 자산 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오랫동안 보유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최근의 은행주 매도세를 이용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데이비드 카스(David Kass) 메릴랜드 대학의 로버트 H. 스미스 경영대학원의 재무학 교수는 "금융 섹터는 항상 워런 버핏의 매수 범위 안에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버크셔가 다른 은행주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워런 버핏 CEO는 금융위기 때마다 은행주에 투자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버핏은 약 50억 달러를 골드만삭스에 투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지난 2011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흔들릴 당시에도 50억 달러를 베팅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WSJ의 해당 논평에 따로 답을 남기지 않았다.
(사진=W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