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 꿈꿨는데'…SVB 사태, 중국 스타트업에도 악몽됐다




'풍작 꿈꿨는데'…SVB 사태, 중국 스타트업에도 악몽됐다

SCMP "중국 기술기업들 예금 등 수천억원 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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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미국 벤처캐피털이 희망을 품고 한 중국 기술 기업 투자가 악몽이 됐다.

13일(현지시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VB는 중국 기술 스타트업들에 미국의 자금(투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게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많은 중국 기술 기업들이 일단 정부의 개입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많은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미국 자본과 중국 기술기업의 '브로맨스'를 악몽으로 만들었다고 업계 소식통은 전했다.

SCMP에 따르면 2015년 미국 펀드들은 중국 기술기업에 집중 투자했다. 상하이 소재 푸둥개발은행과 SVB는 당시 합작 은행까지 건립했는데 당시 상하이 부시장 등 관계자들은 둘의 합작이 '풍작'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뱅크런으로 SVB가 파산하자 미래는 풍작은 커녕 매우 암울해졌다.

합작은행은 중국에 등록된 별도의 법인이며 대차대조표는 SVB와 독립적이라고 말했고 SVB 본사 21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도 외견상 큰 위기감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3개의 홍콩 상장 기술 및 생명공학 회사들 관련 SVB에 예치된 돈은 기업마다 다르지만 40만 달러에서 1억 7750만 달러에 달하고 총액으로는 2억 1723만 달러(약 2834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SVB는 두 가지 주요 이유로 중국 기술 기업들에 인기 있는 은행이었다. 첫째로 이들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미국 달러펀드가 SVB와 좋은 관계를 맺었고, 둘째로 SVB가 기술기업에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홍콩 소재 로펌 세이퍼스 쇼의 파트너인 폴 하스웰은 "미국 달러 자금을 보유한 많은 중국 기술 회사들이 이 계좌들이 어디까지 보호될지 걱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국 기업들은 계좌 보호 뿐 아니라 향후 미국 측의 투자에 제한이 가해질 것도 우려했다.

하스웰 파트너는 "미국 벤처투자사들이 중국 기업들에 대한 상당한 노출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이들 중국 기업의 미래의 자금 옵션에 제한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것은 위안화기반펀드(RMB 펀드)에도 제한이 되어 국제화를 기대한 위안화 기반펀드의 야망에도 제한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의 투자은행 자문사인 BDA 파트너스의 제프 첸 매니징 디럭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개입 이전에 사람들은 자금 비중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SVB에 얼마나 많은 중국 기술 기업이 계좌를 개설했는지에 대해 매우 우려했다"고 말했다.

첸은 "많은 중국 기술 기업이 지난 1년여 동안 자금 조달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하며 이들 기업들의 자금난이 더 심해질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SVB의 파산은 다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하나 또는 두개가 아닌 더 많은 은행에 투자하는 금융 위험 다변화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 이는 "아시아와 유럽의 은행들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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