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맨하탄에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지점 밖 ATM. AFP=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SVB)이 파산한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 다른 중소은행들의 연쇄 뱅크런(자금 대량 인출 사태) 가능성이 당국의 신속한 대책 등으로 일단 가라앉는 모양새다.
실리콘밸리 인근의 중소은행으로 한때 위기설이 돌았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13일(현지시각)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짐 허버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회장은 이날
CNBC 방송에서
JP모건체이스의 자금 지원 덕에 고객들의 인출 요구 금액을 모두 지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버트 회장은 이날 은행 영업이 평소와 다를 바 없었으며 대규모 예금 인출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고객들이 인출해간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SVB 파산 이후 이 은행에서도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퍼지자, 전날 은행 측은
JP모건체이스 등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아 아직 쓰지 않은 가용 유동성을 700억 달러(약 91조20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전날 또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
Fed·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
FDIC)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의 예금 보호 상한선을 넘는 예금도 전액 보증하고,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준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는 이날도 61.8% 추락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SVB만큼은 아니어도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VC) 고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은행 예금 가운데 예금 보호 상한선인 25만 달러(약 3억2600만원)를 초과하는 금액은 전체 예금의 68%에 달한다.
한편 이날 위기 확산 우려로 나란히 주가가 급락한 유타주 소재 중소은행 자이언즈 뱅코프의 스콧 앤더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
CEO)는 이 은행이 폐쇄된
SVB나 시그니처은행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WSJ)에 따르면 앤더슨
CEO는 이날 한 행사에서 자이언즈 뱅코프가 지역적으로 다변화된 사업을 갖고 있고 고객들의 유형도 다양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퍼스트리퍼블릭도 지난 수십 년간 성장해 왔지만,
SVB나 시그니처은행처럼 공격적인 성장세는 아니었다면서 이번 사태로 영향받은 벤처캐피털 등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자이언즈 뱅코프의 주가는 이날 29.97%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