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시아산 곡물 및 비료 수출 협정 연장
18일 만료 앞두고 유엔-러 대표단 협상 진행[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량, 비료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 협정이 60일 연장됐다. 러시아가 협상 거부를 시사하면서 식품 가격 인상 압박 심화와 저소득·개발도상국의 식량난 심화 우려 등이 제기됐으나 한숨 돌리게 됐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베르시닌 외무차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대표단과 회담한 뒤 흑해 곡물 협정을 60일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흑해 곡물 협정은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흑해 항구 3곳을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량, 비료 등을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맺은 협정이다.
최초 협정은 120일 기간으로 체결됐으며, 지난해 11월 19일 1차 만료 시점 도래 전 당사국들은 120일 연장에 합의했다. 이때 연장한 기간이 오는 18일 만료 예정이어서 유엔과 러시아 대표단은 재연장 문제를 두고 이날 협상을 벌였다.
주 제네바 러시아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추가 연장은 60일간만 지속한다”면서 “그 이후에 우리가 어떤 입장을 정할지는 러시아산 농산물·비료 수출에 가시적 진전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베르시닌 차관은 “차후 우리의 입장은 농산물 수출 정상화의 구체적인 진전, 즉 말이 아닌 행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측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산 농산물을 구체적으로 겨냥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금)지급·물류·보험 산업에 대한 제재로 자국의 곡물과 비료를 수출하는 데 장벽이 생겼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러시아 대표단은 이같은 문제를 즉시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고, 단시간 내에 조치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협정 연장 기간을 기존 120일보다 짧은 60일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의 조치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야기다.
주 제네바 러시아 대표부는 이날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비료 성분인 러시아산 암모니아를 운송하도록 해달라는 요청도 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