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1위 은행 UBS가 파산 위기에 놓인 크레디스위스(CS)를 인수한다. 인수가액은 30억스위스프랑(약 4조2400억원)으로, 이번 인수로 시가총액 700억달러대(약 92조원) '빅뱅크'가 탄생하게 됐다. 스위스 정부 역시 대규모 유동성 지원과 정부보증을 약속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 최소화에 나섰다.

19일(현지시간) UBS와 CS는 스위스 베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가 UBS를 존속법인으로 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주당 인수가는 0.75스위스프랑으로, CS 주주들은 CS 주식 22.48주 당 USB 주식 1주를 받게 된다. 이는 지난 17일 종가(주당 1.86스위스프랑) 기준 CS의 시장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스위스 금융당국은 광범위한 정부 보증과 유동성 지원도 약속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SNB)는 이번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000억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위스 재무부 역시 양사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나 법률 비용 등을 위해 90억스위스프랑 규모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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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법인은 현 UBS의 최고경영자(CEO)인 랄프 해머스가 이끌 예정이다. 통합 작업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주요국 반독점 규제 승인 절차가 변수로 남아있다.

스위스 금융당국이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힌 UBS로의 합병은 예상보다 빨리 왔다. 시가총액 80억달러 규모의 CS의 파산이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파를 차단하고 스위스 은행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해 당국은 지난 주말 사이 긴박하게 움직였다. 당국 조처로 주주 승인 절차를 생략하고 인수 계약이 20일 아시아 금융시장 개장 전 마무리되면서 '블랙먼데이'는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금요일에 확인된 유동성 유출, 시장 변동성은 더 이상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고 신속하고 안정적인 해결책이 필요해졌다"면서 "이 해법이 UBS의 CS 인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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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규제당국은 파산한 SVB에 대해 분리 매각을 추진한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SVB 파산 관재인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를 최소 두 사업 부문으로 분할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입찰 일정도 연기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분할 매각 결정은 SVB의 인수 풀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인수 제안서 마감은 오는 24일까지로 정해졌다. FDIC는 당초 19일까지 매수자들을 상대로 SVB에 대한 입찰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적당한 인수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분할 매각으로 선회했다.

이와는 별도로 FDIC는 SVB의 자산관리 부문인 SVB 프라이빗 뱅크나 보스턴 프라이빗에 입찰 신청서를 오는 22일까지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프라이빗은 SVB가 2021년 인수한 자산관리 은행이다.

다만 FDIC는 아직 SVB의 매각 방법과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이는 변경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