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발톱' 든 연준…본격 긴축 시대 신호탄 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한 돈 풀기를 끝내고 긴축으로 돌아서는 신호탄을 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에 방점을 찍은 연준의 ‘변신’은 예상보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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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15~16일(현지시간) 이틀간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0.50%로 기존 대비 0.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건 2018년 12월 이후 3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2020년 당시 팬데믹 탓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린 이후 첫 조정이다.
연준은 이날 작심하고 ‘매의 발톱’을 들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연준은 경제전망과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 예상 수준을 1.9%로 제시했다. 이번달을 제외하면 6번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뜻이다. 월가의 전망보다 높다. 한 번에 0.25%포인트가 아니라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작지 않다.
연준은 또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2.8%로 전망했다. 중립금리(장기균형금리)로 제시한 2.4%보다 0.4%포인트 높다. 그만큼 가파른 긴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번 FOMC는 (긴축을 본격화하는) 연준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 근거는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다. 연준은 올해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달 전 2.6%에서 4.3%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목표치(연 2.0%)로 돌아오는데 예상보다 더 걸릴 것 같다”며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경제는 매우 강하다”며 침체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전략가는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고 이는 연준 통제 하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 증시는 ‘안도 랠리’를 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하루에만 3.77% 급등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33% 상승했으며, 일본 도쿄 닛케이 지수는 3.46% 뛰었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1.4%, 홍콩 항셍지수도 6%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